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동요로 배우는 인생 한자 #30] 고향 땅, '뿌리(本)'를 기억하며 일궈가는 삶의 터전

by toto1127 2026. 4. 19.
반응형

뿌리 본 한자
뿌리 본 한자

 

 

 

 

어린 시절, 흙먼지 묻은 손으로 땅바닥에 선을 긋고 내 땅이라 우기며 놀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고향 땅 흙냄새 냇물 소리 그리워"로 시작하는 동요 <고향 땅>은 저에게 '존재의 근원'과 '돌아갈 곳'에 대한 소중함을 가장 서정적으로 가르쳐준 노래입니다. 우리가 어디를 가든 결국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땅'이 우리를 키워낸 어머니의 품과 같음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이 노래 속에 담긴 '땅(土)'이라는 터전을 통해, 제가 화장품 소재 개발 현장에서 지력(地力)을 머금은 원료의 힘을 연구하며 깨달았던 근본의 가치, 그리고 천자문의 '本(근본 본)'이 담고 있는 뿌리 깊은 삶의 의미를 연결해 보고자 합니다. "아는 만큼 이해하고 경험한 만큼 공감하는" 서른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 동요의 기억: 고향 땅 흙냄새 냇물 소리 그리워

 


먼저, 가사만 읽어도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는 윤석중 선생님의 가사 전문을 읽어봅니다.

고향 땅 흙냄새 냇물 소리 그리워
진달래 피는 언덕 위에 누워 보고 싶네
담벼락에 기대어 서서 해바라기 얼굴로
고향 땅 처녀들이 나물 캐는 노랫소리

고향 땅 흙냄새 냇물 소리 그리워
은하수 흐르는 밤하늘 아래 앉아 보고 싶네
반딧불이 춤을 추는 풀밭에 누워 자던
고향 땅 아이들의 장난치는 웃음소리

어릴 적 이 노래를 부를 때는 그저 그리운 풍경화 한 점을 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타향에서 커리어를 쌓고, 조직의 팀장으로서 수많은 성과의 탑을 쌓아본 지금, 제 마음을 붙드는 구절은 "고향 땅 흙냄새"입니다. 화려한 꽃(성과)도 결국은 보이지 않는 흙(기본)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만 시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동요는 향기로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2. 나의 경험: '지력(地力)'이 결정하는 성분의 순도

 

 

저는 화장품 소재 개발 팀장으로서 원료가 재배된 '땅'의 환경을 가장 먼저 살핍니다. 똑같은 식물이라도 어떤 토양에서 자랐느냐에 따라 그 안에 담긴 유효 성분의 함량과 에너지는 천차만별입니다. 비바람을 견디며 미네랄이 풍부한 땅에 깊이 뿌리내린 원료일수록, 피부에 닿았을 때 전해지는 생명력의 깊이가 다릅니다.

연구실에서 원료의 산지(Terroir)를 분석하며 제가 배운 것은, 기본(땅)이 튼실하지 않은 화려함은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는 사실입니다. 화장품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첨가물에 집중하기보다, 원료가 자라난 토양의 정직함을 믿고 그 본연의 힘을 추출할 때 비로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됩니다.

직접 전 세계의 토양을 조사하고 그 땅이 품은 원료의 진실을 마주해 본 경험이 없었다면, 저는 결코 동요 속 주인공이 왜 그토록 "흙냄새"를 그리워했는지 깊이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근본(本)을 잊지 않는 정성이 결국 최고의 공감(아름다움)을 만든다는 것을 현장의 연구 데이터를 통해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3. 천자문으로 읽는 지혜: 本(근본 본)의 유래와 해석

 

 

천자문의 맥락에서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으나, 효도와 충성을 다루는 '資父事君(자부사군)'과 같은 도리의 바탕에는 항상 '本(본)'의 철학이 흐릅니다.

글자는 '나무 목(木)'의 아래 뿌리 부분에 '가로획(一)'을 그어 위치를 표시한 지사문자입니다.

자원(字源)은 나무의 가장 아랫부분, 즉 '뿌리'를 뜻합니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번성하고 잎이 푸르듯, 모든 일의 시작과 바탕을 의미합니다.

한자 本은 우리에게 '무본(務本)'을 가르칩니다. 근본에 힘쓰라는 뜻으로, 겉치레보다는 기본기를 닦고 자신의 정체성(뿌리)을 지키는 것이 리더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임을 보여줍니다.

 


4. 결론: '뿌리(本)'를 기억하며 일궈가는 삶의 터전

 

 

어린 시절 아련하게 불렀던 <고향 땅>이 이제는 제 삶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철학이 되었습니다. "진달래 피는 언덕"이 주는 평온함을 이해하고, 흙냄새 속에 담긴 생명의 정직함을 공감하게 된 것은 저 또한 팀장으로서 수많은 화려한 프로젝트의 부침을 겪으며, 결국 승패는 '기본기(本)'에서 결정됨을 뼈저리게 느껴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는 만큼 이해하고 경험한 만큼 공감한다."

제가 연구 팀장으로서 유행하는 트렌드(꽃)를 쫓기보다 우리 팀만의 고유한 기술력(뿌리)을 다지는 데 주력하는 것은, 뿌리 깊은 나무는 가뭄에도 흔들리지 않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터전이 흔들리는 불안함을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지금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잠시 멈추고 당신의 고향 땅(초심)을 돌아보라"는 진심 어린 공감을 건넬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발은 어디를 딛고 있나요? 혹시 화려한 공중에 떠 있느라 당신을 지탱해 주는 소중한 땅(근본)을 잊고 있지는 않나요? 本(본)이라는 글자가 보여주듯, 당신의 진정한 가치는 남들에게 보이는 꽃잎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영양분을 빨아올리는 당신의 뿌리에 있습니다. 고향 땅의 흙냄새처럼 소박하지만 단단한 당신만의 기본을 지켜가십시오. 당신이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을 때, 당신의 인생은 어떤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찬란한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