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세, 무거운 야식 대신 가벼운 맥주 한 잔의 여유를 찾다
바쁘게 지나간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금요일 저녁이면, 남편과 식탁에 마주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피로를 씻어내곤 합니다. 젊었을 때는 치킨이나 족발 같은 기름진 배달 음식을 야식으로 시켜 먹어도 거뜬했지만, 50대 중반을 넘긴 지금은 밤늦게 무거운 음식을 먹으면 다음 날 아침까지 속이 더부룩하고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기 일쑤입니다. 맥주만 마시기엔 입이 심심하고, 거창한 안주를 만들자니 몸이 피곤한 날. 제가 주방에서 가장 빠르고 만만하게, 근사하게 만들어내는 안주가 바로 '팽이버섯 베이컨 말이'입니다. 짭조름한 베이컨이 쫄깃한 버섯을 포근하게 감싼 이 요리는, 재료도 구하기 쉽고 조리법도 간단해 저희 부부의 단골 안주일 뿐만 아니라 가끔 아이들과 떠나는 캠핑에서도 숯불에 구워 먹기 참 좋은 효자 메뉴랍니다.
뱃살 걱정 덜어주는 청소부, 팽이버섯의 놀라운 다이어트 효능
밤에 안주를 먹으면서 뱃살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지요. 하지만 팽이버섯을 듬뿍 넣은 안주라면 이런 죄책감을 조금은 덜어놓으셔도 좋습니다. 팽이버섯은 100g당 약 32kcal밖에 되지 않는 대표적인 저열량 식품이면서, 양배추의 2배가 넘을 정도로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조금만 먹어도 든든한 포만감을 안겨줍니다. 무엇보다 50대 여성들이 팽이버섯을 가까이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버섯 키토산(키토글루칸)' 성분 때문입니다. 팽이버섯의 세포벽에 함유된 이 성분은 우리 몸속의 노폐물을 말끔히 배출시키고 지방 연소를 촉진하여 체지방과 체중 감소에 아주 유의미한 도움을 줍니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뛰어나니, 짭짤한 베이컨과 곁들여 먹어도 건강의 균형을 똑똑하게 맞춰주는 기특한 식재료입니다.
에어프라이어로 기름 쏙! 절대 풀리지 않는 팽이버섯 베이컨 말이 비법
이 요리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굽는 도중에 베이컨이 풀어져 버섯이 다 흩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아주 간단한 팁 하나만 알면 절대 실패하지 않습니다. 팽이버섯 한 팩의 밑동을 깔끔하게 자르고 가볍게 세척하여 물기를 뺍니다. 도마 위에 베이컨을 한 줄 길게 펴고, 그 끝쪽에 팽이버섯을 적당량 얹은 뒤 김밥을 말듯이 꼼꼼하게 돌돌 말아줍니다. 프라이팬에 구울 때는 기름을 살짝 두른 뒤, 베이컨이 끝나는 '이음새' 부분이 반드시 바닥으로 향하도록 먼저 얹어주어야 합니다. 이 끝부분을 열로 가열해 먼저 딱 붙여주면, 이리저리 굴려가며 노릇하게 구워도 절대 베이컨이 풀리지 않는답니다. 하지만 제가 더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에어프라이어 바스켓에 말아둔 팽이버섯을 얹고 180도 온도에서 7분간 구운 뒤, 뒤집어서 3분 정도 더 구워주면 완성입니다.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베이컨의 불필요한 기름기가 아래로 쏙 빠져 훨씬 담백하고 건강한 안주가 탄생합니다. 기호에 따라 굽기 전에 데리야끼 소스나 진간장, 올리고당을 섞은 간장 소스를 겉면에 쓱쓱 발라 구워주면 풍미가 더욱 살아납니다.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과 짭짤함의 완벽한 하모니
기름기를 쫙 빼고 노릇하게 구워진 팽이버섯 베이컨 말이를 접시에 빙 둘러 담아 시원한 맥주와 함께 곁들였습니다. 한 입 베어 물자 베이컨의 기분 좋은 짭조름함과 바삭함이 먼저 혀를 자극하고, 이어서 팽이버섯 특유의 오독오독한 식감과 촉촉한 채즙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에어프라이어에 구워내어 느끼함이 전혀 없고, 버섯을 듬뿍 먹게 되니 몇 개만 집어 먹어도 금세 배가 든든해집니다. 평소 야식을 먹으면 다음 날 부대낀다며 불평하던 남편도, 이 안주는 숙변을 배출해주는 식이섬유 덩어리라 그런지 다음 날 아침에도 속이 아주 편안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늦은 밤, 출출함과 술안주의 유혹을 이기기 힘들 때 냉장고 속 팽이버섯과 베이컨으로 가볍고 맛있는 일탈을 즐겨보시는 것을 제안 드립니다.